
울산현대가 멜버른 빅토리를 8강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울산은 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멜버른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을 치른다.
조별리그에서 5승 1무 승점 16점 1위를 차지한 울산이 E조 2위인 멜버른과 단판 승부를 통해 8강행 주인을 가린다.
울산은 지난 3일 상하이 선화와 F조 최종전에서 4대1 대승을 거두고 카타르 입성 후 5연승을 달리며 조별리그를 마쳤다.
성공적 로테이션이 빛난 경기였다. 울산 유스 현대고 출신인 박정인과 이상헌이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골키퍼 서주환이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1실점했지만 상대 결정적 슈팅을 막아내는 등 안전감 있게 골문을 지켰다. 김민덕이 정승현과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다.
평소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정훈성이 선발로 출전해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패스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3분과 24분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박정인, 이상헌의 골을 도왔다. 비욘 존슨은 후반 16분 교체로 들어와 30분 김인성이 만든 페널티킥을 가볍게 차 넣었으며 ACL 무대 첫 골을 신고했다. 45분에는 박스 안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자가 격리를 마치고 복귀한 수비수 정승현이 풀타임을 소화, 그동안 부상으로 회복에 집중했던 홍철이 후반 16분에 교체로 들어와 컨디션을 점검했다. 핵심 자원인 주니오, 윤빛가람, 불투이스, 김기희, 조수혁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멜버른전을 대비했다.
울산의 16강 전망은 밝다. 조별리그 6경기에서 무려 14골을 몰아쳤다. 경기당 2.33골로 동아시아와 서아시아 그룹을 통틀어 가장 센 화력을 자랑한다. 16강에서 탈락한 알사드(카타르)가 14골을 기록했을 뿐 동아시아에서는 울산보다 많이 득점한 팀이 없다.
무패 기록도 달성했다. 대회에 참가한 32팀 중 울산을 포함해 세 팀뿐이다. E조에 속했던 베이징 궈안(중국)이 울산과 같은 5승 1무다. 서아시아에서는 4경기(3승 1무)를 소화한 파크타코르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가 있다.
울산의 강점은 고른 득점 분포(총 14골, 상대 자책골(도쿄와 1차전) 포함)다. 미들라이커 윤빛가람이 4골 1도움으로 단연 돋보인다. 주니오, 김인성, 비욘 존슨이 각각 2골 1도움씩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상헌(1골 1도움), 김기희(1골), 신진호(2도움), 정훈성(2도움), 원두재(1도움)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공격 포인트 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수비는 6경기에서 5실점이다. 정승현이 가세함에 따라 불투이스와 후방을 든든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멜버른은 3일 유리한 위치에 있던 FC서울과 조별리그 6차전에서 2대 1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16강에 합류했다. 수비에 치중한 후 긴 패스를 접목시킨 선 굵은 축구가 강점이다. 울산이 두터운 수비벽을 어떻게 뚫느냐가 8강 진출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김도훈 감독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힘이다. 지난 상하이전에서 새롭게 나온 선수들이 능력을 보여주며 팀에 필요한 전력임을 증명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선의 몸 상태를 보인 선수들을 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비욘존슨은 “팀에 더 좋은 영향력을 주는 게 목표다. 감독님이 원하는 걸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싶다. 얼마의 시간이 주어지든 주니오를 포함한 동료들과 많은 골을 넣겠다”고 다짐했다.